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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추천도서

내 가족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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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년도 2015 여름
저자/역자 리쿤우 지음, 김택규 옮김
수준 중학생 어려움
분야 인문사회
출판사 도서출판 북멘토
출판일 2014.11.24
총페이지 280p


중일전쟁 때 갑작스러운 일본 폭격기의 공습을 받아 여동생을 제외한 온 가족이 목숨을 잃었고 자신의 한쪽 다리마저 잃은 열두살 소년이 있다. 바로 그가 이 만화 <내가족의 역사>를 펴낸 리쿤우의 장인 샤오칭중이다.
이미 <중국인 이야기>를 프랑스에서 출판해 국제적 명성을 올린 만화가 리쿤우가 굳이 장인 어른의 아픈 역사와 대면하게 된 것은 정말 기이한 인연 때문이었다. 곤밍시의 한 골동품상과 거래를 하다가 일본군 종군 기자들이 찍은 중일 전쟁 화보집을 보유하고 있다는 어떤 노인과 조우를 하게된 것. 가족도 재산도 없이 허름한 빈민가에서 말년을 보내면서도 이 노인은 일본인 수집가의 거금도 마다하고 이 사진 화보집을 지키고 있었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리쿤우는 중일 전쟁 화보집에 담긴 5천장의 생생한 사진을 목격하게 되고 곧 기묘한 격정과 감회에 휩싸인다.
정복자 일본군의 시선으로 채워진 이 전쟁의 사진첩에는 승자들의 득의만만한 기운이 잘 묘사되어 있었다.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산업화를 성취해 군사 대국이 된 일본이 중국 대륙을 미개한 산하처럼 마음껏 유린하는 모습은 가히 충격적이다. 화보에 간간히 등장하는 중국 포로들의 당당한 기개는 인상적이지만 일본군의 대포와 탱크를 막기 위해 그들이 의지한 무기는 돌지뢰와 청룡도였음을 화보는 증언한다. 비둘기 통신 부대와 기후 탐지 부대까지 거느린 일본군의 근대적 조직 앞에 중국군은 무기력했다. 일본 종군 기자들이 찍은 사진들은 전쟁 중 조국을 버리고 일본을 택한 중국인 친일 세력들의 비굴한 민낯도 폭로한다. 괴뢰 정부의 행태, 북경에 불어온 일본어 공부 바람, 친일미용실 등은 마치 우리가 겪었던 굴종의 역사를 떠올리게 한다.
물론 이 책에 담긴 400여장의 화보에 일본군들의 끔찍한 침략 행위만 실려 있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는 일인 장교의 모습, 고향 생각에 잠긴 병사의 애수, 그리고 공포감에 휩싸인 수색병의 흔들리는 눈빛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평온해 보이는 중일 전쟁에서 실제 희생된 중국인의 숫자가 2,300여만 명, 일본이 아직도 부인하고 있다는 남경 대학살의 희생자 수가 30만이라는 사실을 안다면 오히려 이 전쟁의 평화로운 이면이 더 섬뜩하게 다가온다. 장면 마다 덧붙인 주인공의 탄식과 울분은 그 섬뜩함을 배가 시킨다. 잔인한 침략 근성을 애국심과 명예심으로 위장할 수 있기에 전쟁은 더 역겨운 것이다.
무엇보다 착잡한 것은 이 책의 제목이 <내 가족의 역사>로 이어진 내력이다. 우연히 리쿤우는 화보집 한편에 붙어 있는 짧은 신문 기사 <쇼와 13년 9월 28일 곤밍 공습 부대>에 시선을 집중한다. 기사는 일본 전투기들의 곤밍 첫 폭격을 자랑스럽게 묘사하고 있지만, 그 폭탄으로 장인은 부모 형제를 잃었고 평생을 의족에 의지해야 했던 것이다. 늘 있는 일본군의 담담한 승전보였지만 그 밑에 깔려있는 전쟁의 일상은 이렇게 잔인했다.
이 책은 미시적인 역사의 눈을 통해 그 비극의 기억을 되살리고 다시는 그 소용돌이에 휘말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우리에게 일깨워 준다, 무엇보다 그 희생자 가족의 한 사람으로서 저자의 다음 짧은 말은 깊은 울림을 준다.


“역사에 대한 기억은 현실을 위한 응시이자 미래를 향한 전망입니다. 이 만화의 의미는 여기에 있습니다.”


 

- 백택현 (서울 숭문중학교 사회교사, enhae5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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