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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추천도서

철학자와 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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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년도 2013 여름
저자/역자 마크 롤랜즈 지음, 강수희 옮김
수준 고등학생 아주 어려움
분야 문학
출판사 추수밭
출판일 2012.11.02
총페이지 343p


철학 교수인 저자가 늑대 브레닌과 함께 했던 삶을 기록한 에세이다. 동물이 등장하는 많은 에세이들은 보통 두 가지 길로 빠진다. 하나는 인간중심주의다. 이런 책들에서 동물은 생각하고 감정을 느끼는 등 인격의 얼굴을 쓰고 등장한다. 다른 하나는 신화적인 자연주의다. 이런 책들에서 동물은 인간이 잃어버린 순수함과 고상함을 지닌 존재로 신격화된다. 동물을 소재로 한 인간학 또는 자연신화라 할 수 있다. 사실 두 가지 길 모두 허구에 가깝다. 그러나 이 책은 두 길을 가지 않는다.

늑대와 함께 살기가 쉽진 않았다고 저자는 솔직하게 고백한다. 늑대가 부숴버린 가구들을 교체하는데 상당한 돈이 들어가고, 규칙을 익히게 하기 위해 부단히 연습해야한다. 먹이를 찾아 30km를 쉬지 않고 뛸 수 있는 늑대를 위해서 매일 8km 정도는 같이 조깅을 해줘야 한다. 늑대는 개가 아니다. 인간에게 늑대는 영원히 길들여지지 않는 타자다. 늑대와 함께 산다는 건 결국 길들여지지 않는 타자성 전체를 끌어안고 견뎌가는 것이다.

브레닌과 함께한 11년의 추억을 이야기하면서 저자는 ‘인간이란 무엇인가?’란 묵직한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저자는 브레닌을 통해 ‘인간’을 되돌아 본다. 이렇게 브레닌이란 ‘타자’는 영장류 인간을 되비치는 거울이 된다. 거울에 비춰진 인간은 행복이란 감정을 뒤쫒고 사회란 환경 속에서 끊임없이 다른 인간을 수단화하며 자신의 이익을 계산하는 ‘이상한’ 동물이다. 책을 읽으며 독자는 영장류인 ‘나’가 낯설어지고 불편해질지도 모른다. '나'를 객관화한다는 건 언제나 괴롭다. 좋은 책은 이렇게 독자를 고통스럽게 한다.

그러나 저자의 문학적 성취야말로 이 책을 빛나게 한다. 죽어가는 브레닌에게 2시간마다 소독과 항생제 주사를 놓아야 했던 지옥을 서술하는 부분, 감정이 아닌 ‘의지’로 이루어진 사랑인 ‘필리아’로써 브레닌과의 사랑을 이야기하는 부분은 가히 압권이다.

 

- 김면수 (경기 소명여자고등학교 국어교사 yanaro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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