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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추천도서

비이성의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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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년도 2015 겨울
저자/역자 정찬일 지음
수준 고등학생 어려움
분야 인문사회
출판사 양철북
출판일 2015.05.20
총페이지 344p


 세상에 이럴 수가…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입에 달고 다닌 말이다. 익히 알고 있는 역사적 기록들이지만 새삼스럽게 그 잔혹한 참상을 접하고 보니 몸서리가 쳐진다. 그래도 우리는 이 역사적 진실을 기억해야 한다. 유대인 수용소의 생존자 프리모 레비의 말대로 희생자의 죽음을 기억하는 것은살아남은 자로서의 당연한 의무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10가지의 역사적 사건은 다수가 근거 없이 개인이나 집단을 공격하는 ‘마녀 사냥’의 역사적 유형들을 고스란히 대표하고 있다. 저자가 보기에 이 ‘마녀 사냥’은 주로 집단의 이름으로 자행되었을 때 더 잔혹했다. 특히 문제는 종교나 당대 규범에 대한 맹목적 믿음으로 인해 발생한 마녀 사냥이다. 신의 이름으로 규범의 명령으로 정당화 되었기에 더 무자비한 박해가 뒤따랐다. ‘중세의 마녀 사냥’과 ‘조선의 환향녀’는 그 대표적 사례이다. 종교적 광신이 사라진 근대 이후 교역이 증가하면서 이번에는 집단 내 소수자에 대한 다수의 사회적 편견이 또 다른 마녀 사냥을 낳았다. ‘관동 대지진 조선인 학살 사건’과 ‘드레퓌스 사건’은 그 사소한 편견들이 집단화 될 경우 어떤 비극이 벌어질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그렇다면 자유롭게 개방적인 현대 사회에서 마녀 사냥은 사라졌을까? 여기서 저자는 세계에서 가장 자유롭다는 미국 사회를 50년대에 들썩거리게 한 희대의 빨갱이 사냥, 즉 ‘매카시즘’을 소개한다. 그것은 냉전 시대의 불안이 정체를 알 수 없는 가상의 적에대한 두려움을 확산시킨 경우이다. 20세기 최대의 마녀 사냥은 전체주의 체제하에서 특히 광범위하게 진행되었다. 나치의 유태인 대학살은 물론이고 중국의 ‘십대 홍위병’과 ‘캄보디아 해방군’들은 이른바 순수한 공산주의의 건설을 위해 수많은 보통 사람들을 서슴없이 자본주의에 병든 마녀로 몰아세웠던 것이다. 오늘날은 어떤가? 냉전이 사라지고 많은 이들은 분쟁 없는 세상을 기대했으나 그동안 잠잠했던 종족 간, 종교 간 분쟁이 격화되면서 지구 곳곳에 아직도 끔찍한 마녀 사냥이 사라지지않고 있다. ‘르완다 학살’은 가장 짧은 시기에 가장 많은 사람이 희생된 제노사이드의 사례로 기억되고 있다.


 잔혹한 역사의 책갈피를 넘기면서 이 광기와 폭력에 물든 역사서를 우리 청소년들에게 꼭 읽혀야할 이유가 있을까를 반문해 보았다. 그러나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목적이 지적 과시나 현실로부터 벗어나려는 즐거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역사의 어리석은 반복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절실한 자각에 있는 것이라면 이 한권의 책은 역사의식의 각성제로서 읽어 볼만한 가치가 있다. 특별히 새롭고 깊이 있는 역사 지식은 찾기 힘들지만 집단의 광기에 맞추어 일관된 관점으로 서술되어 청소년들이 역사를 체계적으로 보는 데 도움을 줄 만한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 백택현 (서울 숭문중학교 사회교사, enhae5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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