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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추천도서

당신이 들리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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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년도 2013 겨울
저자/역자 정강현 지음
수준 고등학생 아주 어려움
분야 예술
출판사 자음과모음
출판일 2013.07.05
총페이지 265P
개정/절판 품절


3학년 아이들과 무미건조한 문제집 풀이 수업에 한창 열을 올리던 6월이었습니다. 문제집에 나희덕의 ‘귀뚜라미’라는 시가 나왔고, 저는 이 시를 안치환이라는 가수가 노래로 만들어 불렀다고 알려주었지요. 그러면서 요즘 대중가요는 ‘듣는’노래가 아니라 ‘보기만’ 하는 노래들뿐이다, 그런 노래에 빠져있는 너희가 좀 한심하다고 일갈을 날렸지요.

그런데 한 녀석이 두 손 불끈 쥐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모두 다 그런 것은 아니에요. 몇 명이 그렇다고 전체가 다 그렇다고 생각하는 건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가 아닙니까?”

“아이고, 내가 또 실수 했구나. 그럼 넌 아니란 말이구나. 넌 무슨 노래 듣는데?”

녀석은 <에피톤 프로젝트>의 ‘이화동’이 어쩌고, <옥상달빛>의 ‘하드코어 인생아’는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 나왔던 노래고, <검정치마>, <강산에>가 얼마나 노랫말과 목소리가 좋은 실력파인지 등 구구절절 이야기를 쏟아 놓았습니다. 이들에 대한 애정이 가득한 이야기들이었죠.

보기만 하는 가요가 아니라, 보고 듣다가 때론 위로받고 때론 생각에 빠지기도 하는 가요를 녀석은 원했고, 그런 것들을 찾아 듣는 녀석이었습니다. 어쩌면 우리 아이들 중 녀석 같은 아이들이 꽤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시에 우리는 ‘클래식 길라잡이’가 될 만한 책들을 권하고, 우리의 전통음악을 알아야한다고만 외치지 않았나하는 반성도 들었습니다. 이런 것들도 필요하지만, 지금 여기서 듣고 있는 대중가요를 이야기하는 책도 필요한데 말이지요.

그래서 ‘가요’를 말하는 책들을 찾아보았지요. 가요에 얽힌 역사를 말하는 책이 있는가 하면 다분히 개인적인 추억을 되새기는 회고담의 책도 있었습니다. 너무 어려운 음악적 지식을 풀어내는 책은 편하지 않았고, 소소한 자신의 일상과 노래를 겹쳐놓은 책은 아이들과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러다가 만난 이 책은 노랫말과 노래를 만드는 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때론 애정 어린 시선으로, 때론 기자다운 날카로운 비판으로 우리의 인디밴드들을 소개하고 있더군요. 많은 지식을 전하려는 욕심도 없었지만 개인적인 취향이나 추억을 강요하지도 않았습니다. 다만 인디음악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쉬웠습니다.

수능이 끝난 교실, 귀에 이어폰을 꽂고 음악 삼매경에 빠져있는 녀석에게 이 책을 권했지요. 그랬더니 녀석 하는 말 “ 이런 책을 찾으셨어요? 쌤~ 이제 쌤도 노래 제대로 즐기시겠네!”


 

- 이수정 (경기 양일고등학교 국어교사, sjjin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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