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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추천도서

나의 서양음악 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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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년도 2012 겨울
저자/역자 서경식 지음, 한승동 옮김,
수준 고등학생 아주 어려움
분야 예술
출판사 창비
출판일 2011.11.15
총페이지 348p


이 책은 서양고전음악을 안내하는 입문서가 아니다. 서양고전음악이라는 하나의 세계를 떠돌며 살아온 저자 자신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러므로 이 책에서 서양고전음악은 단순히 취미나 교양의 차원에서 이야기되지 않는다. 저자가 말한 바대로 이 순례기는 ‘음악이라는 거울에 비친 나 자신에 관해 이야기 한 것’이다.

가난한 재일교포 가정에서 성장한 저자에게 서양고전음악은 열등감을 불러일으키는 대상이기도 하고, 아내이자 동료이기도 한 F와 공유할 수 있는 소중한 대화거리이기도 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저자는 서양고전음악의 세계를 순례하며 경계인인 자신의 정체성을 탐구한다. 음악은 그를 끊임없이 매료시키고 한편으로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세계다. 음악은 그가 세계와 불화하는 싸움터이기도 하고 상처를 치유받고 위안을 받기도 하는 안식처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비중있게 다루는 음악가들의 삶을 봐도 그렇다. 윤이상, 모차르트, 말러, 리히테르는 모두 경계인들이자 분열된 자아를 지닌 천재들이다. 특히 4꼭지씩이나 할애하고 있는 작곡가 윤이상과 말러의 이야기는 이 책의 백미다. 윤이상은 분단된 조국을 가진 유럽의 동양인 작곡가였고, 말러는 유대인은 ‘짧은 팔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듯이 반유대주의 정서 속에서 인종과 계급적 열등감을 지고 살아간 사람이다.

음악은 때로 계급적 구별짓기를 위한 수단이 되기도 하고, 정치적 목적을 위한 위험한 주술적 제악(祭樂)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처음과 끝을 지닌 시간예술인 음악은 죽음이란 종착역을 향해 걸어가는 인간의 삶을 가장 잘 압축해놓은 예술이다. 삶과 죽음의 차원에서 모든 인간은 사실 경계인이 아닐까? 이 책은 서양고전음악이란 세계를 통해 독자들에게 이렇게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 부천 소명여자고등학교 국어교사 김면수 (yanaro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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