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엔 돌아오렴 본문 추천년도 2015 여름 저자/역자 416 세월호 참사 기록위원회 작기기록단 엮음, 김보통 그림 수준 고등학생 어려움 분야 인문사회 출판사 창비 출판일 2015.01.16 총페이지 348p 지난해 봄날의 시린 기억이 희미해졌다가 다시금 벚꽃 피는 걸 보면서 새록새록 떠올랐습니다. 그러나 그뿐입니다. 나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어서인지 기억은 떠오름과 동시에 이내 휘발되어 버립니다. ‘그런 일이 있었지’ 하고 말이지요. 세월호의 침몰로 유가족들은 말 그대로 악몽 같은 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아들이 조금만 더 크면 함께 술 한 잔을 하려던 건우아빠도, 딸내미 하나 이쁘게 키우려고 애쓰던 소연이 아빠도, ‘사랑해요.’라는 말을 서슴지 않고 하는 다정다감한 아들에게 위로 받던 호성이 엄마도, 꿈을 이루고 사람과 함께하고자 한 수현이의 버킷리스트를 본 수현 아빠까지. 모두 모두 아이들의 빈자리를 눈물로 채우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비윤리적 태도 때문에 세상을 떠나고, 그 가족들은 정부의 무성의한 대응과 이웃의 몰이해로 세상을 떠나고 싶습니다. “귀하지 않은 자식이 어디 있느냐”, “누구나 사고로 가족을 잃을 수 있는데 웬 난리냐” 등의 차가운 시선은 가족들에게 날카로운 얼음비수가 되어 꽂힙니다. 이런 가족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저는 내내 부끄러웠습니다. 한 걸음만 뒤에서 생각하면 세월호 유가족이 외치는 진상 규명이나 안전법 서명 등이 유가족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해 또다시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일어나지 않은 사회를 만드는 일이라는 것을 왜 몰랐을까요? ‘숫자로 계산할 수조차 없는’ 일들을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를 위해서 하고 있는 것입니다. 가족들 가슴에는 돌덩이들이 쌓여가고 있지만 지금보다 더 안전하고, 더 따뜻한 미래를 위해 우리 대신 싸워주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 미안함을 넘어 부끄러울 수밖에요. 우리는 세월호와 관련된 사회의 문제점들을 또렷하고 날카롭게 비판 하는 책들, 세월호에 대한 느낌을 섬세한 감성으로 시와 글로 담은 책들을 많이 봅니다. 이 책은 그 두 가지 종류의 책을 하나로 엮어 놓은 듯합니다. 가족들의 육성 기록을 읽으며 세월호 사건에 대한 의문점을 짚어보게 되고 동시에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의 슬픔, 체념, 그리고 희망과 만날 수 있습니다. 유가족의 힘겨움과 함께하고, 관련된 문제들을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직 끝나지 않은 4월 16일, 우리 사회 모두가 한 걸음 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함께 꼭 매듭짓고 가야할 날임을 기억하며 더 이상 부끄러워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 이수정 (경기 양일고등학교 국어교사, sjjina@naver.com)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