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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추천도서

갑신년의 세 친구

본문

추천년도 2012 여름
저자/역자 안소영 지음
수준 고등학생 어려움
분야 문학
출판사 창비
출판일 2011.11.11
총페이지 304p


이 책을 읽는 내내 살갗에 오소소 돋기 시작한 소름 덕분인지, 책을 덮자 생량머리도 아닌데, 분 것인지 아닌 것인지도 모를 저녁바람에 가슴이 선득한 느낌이다.

조촐한 저녁 밥상에는 역사적 인물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한 인물이 “나 죽을 때 하늘이 내 마음 내려다보리니, 뜻을 같이 하는 동지들과 맹세했거늘, 이 마음 배신한다면 기필코 하늘이 벌하리라”며 뜨거운 국물을 후루룩 마신다.

또 한 인물은 “조선 민족에게 단결이라는 것이 어디 있소이까? 게다가 신의도 없고 돈도 없으니, 도대체 아무 일도 되는 게 없었소.”라며 냉국을 단숨에 벌컥 인다.

한 사랑, 한 스승 밑에서 자라 사무치게 서로를 그리워했을 벗들은 이렇게 각자의 길을 가고 만다.

이 책은 갑신정변의 사방팔방을 그리고 있다. 이것이 구한말 우리 역사의 흐름이었다는 것을 내심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느꼈던 먹먹함을 지우고 싶지만 이것은 이미 흘러온 일인 것을 어찌하랴.

이미 홍영식의 장엄한 죽음을 비장하게 묘사하면서 시작한 이 책은 구한말 역사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답답한 결말에 대한 과정 보고로 여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역사소설이 주는 묘미가 뻔한 결말에 있지 않듯이, 이 소설은 역사가들이 놓친 섬세하면서도 극적인 장면들을 훌륭히 살려내고 있다.

오래 전 「책만 보는 바보」를 통해 “역사의 거친 숨결을 올곧게 글로 풀어 놓았”던 작가는 이 책을 통해서도 거친 역사에 대한 숨고르기를 한다. 「책만 보는 바보」에서 김득신에게 보여주었던 한없는 애정, 이 책에서는 김옥균에게로 향한다. 사실상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김옥균의 일본 망명, 상하이에서의 처참한 최후는 역사책에서는 잘 알 수 없었던 내용으로 작가의 애정이 살려 놓은 것이라 볼 수 있다.

1874년 4월 20일 박규수 대감의 사랑, 1884년 12월 4일~6일 갑신정변, 1894년 3월 28일 상하이, 1931년 1월 18일 박영효의 집, 이 책에서 눈여겨볼 장면들이다. 주요 인물에 대한 상세한 소개와 엄청난 양의 참고문헌은 덤이라고 보기에는 아주 큰 선물이다.


 

- 서울 현대고등학교 국어교사 김진황 (pinebroo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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