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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추천도서

시로 납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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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년도 2018 겨울
저자/역자 류시화 지음
수준 고등학생 아주 어려움
분야 문학
출판사 더숲
출판일 2018.01.14
총페이지 24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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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류시화’가 엄선한 세계 각지의 시들과 시에 대한 해설을 엮은 시집이다. 엮은이가 워낙 유명하기에 굳이 추천하지 않아도 널리 알려질 것이라는 생각에 잠깐 추천을 망설였다. 그런데도 이 책을 권하는 이유는 현대인에게 시가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시는 마음에 여백을 만들어준다. 여백이 있어야 나를 돌아볼 수 있고 비로소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가질 수 있다. 시가 필요해서 우리는 익명의 광장에서 창작하고, 댓글로 위로를 구하며, 사소한 이야기에 눈물 흘리며 하트를 눌러 주는 것이다. 수록된 시들은 마음에 여백을 만들어주기에 충분하다.

책에 수록된 시와 이어지는 시의 해설이 새롭고 감동적이다. 지친 저녁, 뭐라도 보자는 심정으로 시를 읽는다. 그 후 깊이 있는 시인 소개와 함께 자신의 이야기를 곁들인 진솔하지만 담백한 시 해설을 읽으면, 졸렸던 눈꺼풀에 힘이 생긴 것처럼 앞쪽으로 넘어와 다시 시를 감상하게 만든다. 처음부터 끝까지 읽을 여유가 없어도 괜찮다. 가끔이라도 이 책을 옆에 뒀다가 문득 펼친 곳의 시를 음미할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이 책을 추천하는 또 다른 이유는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접하기 힘든 아일랜드, 노르웨이, 터키의 시에서 피곤한 일상을 보듬어 줄 따스한 한마디를 발견할 수 있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의 작품도 있지만 처음 들어보는 시인의 작품이 많다. 그래서 더 참신하다. 한 편씩 읽어가다 보면, 반쯤 포기한 나만의 세계를 다시 찾아가 서성이게 만드는 힘이 생긴다.

「넓은 원을 그리며 나는 살아가네. 그 원은 세상 속에서 점점 넓어져 가네. 나는 아마도 마지막 원을 완성하지 못할 것이지만, 그 일에 내 온 존재를 바친다네. -라이너 마리아 릴케, <넓어지는 원>일부」

이 책이 누군가의 원을 넓힐 수 있다면 좋겠다.
 

- 허소혜 (경기 성남여자중학교 국어교사 ssoi06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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