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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추천도서

교사도 학교가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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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년도 2013 겨울
저자/역자 엄기호 지음
수준 일반/교사 아주 어려움
분야 인문사회
출판사 따비
출판일 2013.09.20
총페이지 324P


“당신이 알고 있는 것은 껍데기에 불과하다. 이제 그 폐허를 응시해야 한다. 그래도 희망은 그 폐허에 대한 응시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책 마무리에 등장하는 이 구절은 힘겹게 이 책을 읽은 독자들에 대한 저자의 위로인 듯하다.

교육의 불가능성을 고백하는 책을 읽는다는 것은 참으로 고통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한 젊은 사회학자가 교사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나직한 고백을 현장보고서로 담아냈다.

비록 사회 이론의 시각이 가미된 글이지만 생생한 현장의 언어로 이만큼 솔직하고 핍진하게 우리 교육의 현실을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는 책도 그리 흔치는 않을 것 같다.

이 책의 도발적인 제목처럼 왜 교사들은 학교를 두려워할까?

먼저 학생들과의 관계 맺기가 두렵다. 이미 계몽의 목적이든 신분 상승의 수단이든 학교가 갖는 근대적 역할은 빛이 바랬고 사교육과 입시 서열 교육 체제가 공고한 현실에서 이 땅의 학교들은 삶의 만남이 이루어 지지 못하는 기능적 공간으로 추락했다. 이 책의 교사들은 바로 이 순간이 가장 고통스럽다고 말한다. 교육적 만남이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은 곳에서 수업 붕괴와 학교 폭력은 필연적인데, 이때 우리의 학교는 그 위기를 해결하는 주체의 지위를 포기한다. 사회적 불평등과 계층적 차별화의 현상도 학교 현장에 그대로 이입된다. 이때 학교는 공동체의 통합성을 가르치는 곳이 아니라 편견을 재생산하는 곳이다.

사교육에 의존하는 공부 잘하는 아이들과 배우는 자의 자세를 포기한 ‘널브러진 아이들’ 을 교사는 동시에 감당해야 한다. 지독한 교육 양극화 속에서 교사가 설 곳은 어디인가?

무엇보다 교사들을 힘들게 하는 것은 학교 현장에서 “소통의 부재” 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가르치는 자로서의 상처를 같이 보듬고 서로의 고난을 공유해야 하던 교사들이 이제는 오직 내 수업, 내 교실만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적으로 맞닥뜨리는 교육적인 고민과 부조리함을 공적인 언어로 제기하여 토론해야 할 교무실은 이미 침묵의 공간이 된지 오래이다. 여기에 치열한 공채를 뚫고 들어온 능력 있는 젊은 교사들은 성과주의에 매끄럽게 적응한다.


책 곳곳에서 완고한 교육 기득권의 틈새를 뚫고 올라온 교사들의 절박한 아우성을 듣다 보면 어디에서 부터 손을 대야 할지 그저 난감하기만 하다. 차라리 지금은 교육 불가능성을 애기해야 할 때가 아니냐는 교육계 일각의 의견에 절박함이 느껴진다.

그렇지만 어찌 할 것인가. 저자는 그래도 학교가 다시 가르침의 공간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희망의 불씨를 끄지 않는다. 무엇보다 학교는 교사와 학생이 타자로서 만나는 평등한 우정의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 교사는 오늘도 학생들을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 백택현 (서울 숭문중학교 사회교사, enhae5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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