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소가 웃는다 본문 추천년도 2013 여름 저자/역자 이관희 지음 수준 일반/교사 아주 어려움 분야 문학 출판사 삼인 출판일 2013.04.30 총페이지 312p “시의 끝은 가난이다. 준엄한 정신이 요구하는 모든 형태의 진실한 모습은 가난하다” 라고 시인 이관희는 책머리에서 말하고 있다. 50여 평생을 투명하도록 가난한 영혼을 다스리며 우리네 정서에 어울리는 착한 소처럼 살다가 홀연히 이 땅을 떠나갔으나 그가 남긴 마음의 무늬는 지인들의 슬픔을 달래주면서 한 권의 유작 시집으로 이렇게 다시 부활하고 있다.“가을 햇살 / 토요일 아침 책상 위에서 / 빛나다 // 저 빛처럼 잠시 머물다 / 가자 / 누추나 오탁에 개의치 않고 / 스스로 온전하네 / 금빛 // 어느 현자인가가 / 가리지 말라고 했다는 / 한 뼘인가의 / 햇볕 ” 문득 펼쳐 본 페이지에 담긴 ‘가을 햇살’의 전문이다. 자연을 관조하는 시선이 내 구미에 딱 맞다.생전에 서울 충암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면서 어릴 적부터의 문학적 재질을 살려 꾸준히 써온 시들은 아련하면서도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는 시어들이 어렵지 않고 친근하여 가까이 두기에 부담이 없다.그는 세상을 그냥 얹혀 가듯 살기를 거부하여 사서 고생하다가 참교육자의 길을 묵묵히 그러나 뼈대는 꺾지 않고 지켜 키웠다고들 한다. 그래서 교실을 노래한 시가 많다. “시로 살아라 / 소년들아 / 매일 키 크는 샘물들아 / 반복과 답습의 무의미를 떠나 / 새 땅과 / 새 하늘을 노래하라” 라며 어른의 목소리로 때 묻지 않은 희망을 구하고 있어 좋다.그는 착한 소가 되기를 염원하며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 ‘오랜 슬픔을 되새김질하다 보니 억센 땅을 뒤집어엎어 부드러운 흙으로 살려내는 기쁨을 ’세상에 펼치는 시로 남았다.꼭 시인이 되겠다는 욕심도 보이지 않으면서 틈틈이 진솔한 마음을 담아 쟁여둔 시편들이라 평범한 삶의 향기가 곳곳에 묻어나고 있어 팍팍한 하루가 저물녘에 아무데고 펼쳐서 음미할 만하다. 그리고 그의 시에는 사랑이 있다. 자연에 대한, 가족에 대한, 아이들에 대한, 이웃에 대한, 세상 모든 것에 대한 사랑이 일관되게 배어나고 있다. 이것이 그의 착한 소 철학이었나 보다.순수의 빛깔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시집 한 편을 낚아 올린 애독자로서 황망한 그의 죽음에 삼가 애도의 뜻을 전하고 싶다. - 박윤주 (학교 밖 운영진 byj16203@hanmail.net)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