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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추천도서

잉여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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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년도 2014 겨울
저자/역자 최태섭 지음
수준 일반/교사 아주 어려움
분야 인문사회
출판사 웅진지식하우스
출판일 2013.09.02
총페이지 272p
개정/절판 절판


대학교 시절, 자신은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겠다며 스스로 경계인을 자처하는 선배들이 있었다. 그 선배들이 떠나간 자리에는 아웃사이더라 불리는 친구들이 하나씩 늘어났고, 지금 대학에는 모두가 아웃사이더처럼 뿔뿔이 흩어진 20대 취업준비생들로 가득하다. 경계인을 자처하던 선배들은 어느 회사의 과장이나 대리가 되었고, 그 많던 아웃사이더들도 지금은 미생(未生)이라 위안하며 어떻게든 살아간다. 모두 어렵다고는 했지만 어떻게든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20대를 보는 기분은 참 복잡하다. 취업이 힘들다, 취업을 하려면 스펙이 좋아야 한다, 스펙이 좋으려면 투자를 해야 한다, 투자를 하려면 돈을 벌어야 한다, 돈을 벌자니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고, 아르바이트를 하고 나니 등록금이 오르고 월세도 오른다, 이렇게 졸업을 해도 취업이 안 된다. 그때는 아픈 게 당연하다는 위로는 기만에 가깝다. 돈 안들이고 놀 수 있는 인터넷으로 가자. 그리고 그곳에서 20대는 '잉여'가 되었다. 나를 비웃고, 너를 깎아내려도 돈 안 드는 즐거운 놀이터이다. 어차피 그 공간에 모인 너와 나는 모두 '잉여'이기 때문이다.

『잉여사회』는 20대를 '잉여'라고 부르는 사람들, 또는 스스로 '잉여'라고 부르는 사람들 모두를 위한 안내서이다. '잉여'는 무엇이며 '잉여'가 태어난 역사적인 배경을 찾는다. '잉여'가 만들어지는 충분조건으로서 결핍을 이야기하고, 동시에 충분조건으로서 '과잉'을 분석해가는 과정은 이 책이 결코 가벼운 책이 아님을 보여준다. 이 시대의 '잉여'에게 결핍은 숙명 같은 것이지만 결핍을 가리기 위해 스펙 쌓기와 필요 이상의 자기소개서를 준비하는 과잉이 또 다른 '잉여'를 만든다는 해석은 서글프기까지 하다. 중요한 것은 '잉여'가 국가 혹은 사회의 시스템 속에서 처리되는 방식이다. 과거에 주류에 섞이지 않겠다던 경계인들은 탄압의 대상이었지만, 지금의 '잉여'는 저항하지 않고 스스로를 무력한 존재로 인식하게 된다. '키보드 워리어'로서의 삶은 재미있고, 짜릿할 수는 있지만 암담한 현실을 격파할 만큼 생산적인 활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결국 그 힘이 낭비되고 과잉 소비되는 지점에서 '잉여'들은 매우 비겁한 방식으로 자신의 박탈감을 해소한다. 최근 인터넷에서 문제가 되는 일부 사이트들은 자신들이 왜 '잉여'가 되었는지에 대한 비판적 사고가 결여된 채 완장 놀이에 푹 빠져 있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여전히 '잉여'가 되어버린 세대에 대해 따뜻한 시선을 거두지 않는다. 애초에 불필요한 존재로 취급 받는 '잉여'에 대해 누가 이렇게까지 분석하고 생각하는 수고를 하였는가. 사실 지금의 무한경쟁의 자본주의 아래에서는 특정 세대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 '잉여'가 될 수 있다. 모든 것이 먹고 사는 문제로 시작해서 끝나는 지금, 취업을 못 하고, 결혼을 하지 못 하 고 심지어는 연애의 욕구마저 사라져버리게 만드는 현실을 만든 기성세대에게는 그 책임이 없을까.

이 책을 읽고 '35살이 되도록 가난하다면 그건 네 탓이다.'라는 알리바바 마윈 회장의 발언이 심하게 마음을 건드린다. 그의 말대로라면 나 역시 잉여 신세를 벗어나지 못한다. 그렇다고 그것이 모두 내 책임인가 반문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하고, 야근을 하고, 시민단체에서 때로는 봉사단체에서 치열하게 살아왔다. 더 미치도록 열심히 살지 않은 내 탓도 있겠지만, 사실 나의 열정이 무참히 소비되고 이용당하는 현실도 분명 존재했다. 그래도 여전히 '잉여'라는 생각이 든다면 이 책 저자의 전작 『열정은 어떻게 노동이 되는가』를 읽어보기를 권한다.



- 장동찬 (책따세 학교 밖 운영진, edupost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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