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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추천도서

떠나보내는 길 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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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년도 2015 여름
저자/역자 노다 마사아키 지음, 서혜영 옮김
수준 일반/교사 아주 어려움
분야 인문사회
출판사 펜타그램
출판일 2015.03.23
총페이지 412p



1985년 8월 12일, JAL의 점보기가 일본 군마현의 산중에 추락하여 520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일어난다. 정신과 의사로서 내란, 대형사고, 재해 피해자 지원 사업에 관여하고 있던 저자는 이 참사로 가족을 잃은 유족의 상담을 맡았다. 이 책은 그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고로 가족을 잃은 유족이 어떤 슬픔을 경험하고 어떻게 그것을 극복해 나가는지를 긴밀하게 정리하여 참사 유족의 치유와 회복을 돕고자 1992년에 펴낸 책이다.

교사들이 만나는 많은 아이들 가운데에는 아직 어린 나이에 가족의 죽음을 경험한 이들도 있다. 가족을 잃은 고통으로 흔들리는 부모 밑에서, 자신의 아픔을 표현하고 위로받을 출구를 잃어버린 아이에게 상실의 상처는 깊은 흔적을 남긴다. 그 상처는 때로 성격까지 변하게 만들기도 한다. 아이에게 부모 다음으로 가까운 어른인 교사가 상실 과정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그들에 관한 깊은 이해와 적절한 공감을 표현할 줄 안다면, 유가족이 된 아이에게는 뜻밖의 따뜻한 회복 공간이 생긴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는 차마 감당하기 힘든 깊은 슬픔을 극복하고 인간과 세상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용기를 선물하는 일이기도 하다.

이 책에는 사고로 갑작스럽게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들이 ‘돌이킬 수 없는’ 사건 앞에서 어떤 충격과 분노, 자책감과 슬픔을 느끼는지가 깊이 있게 묘사되어 있다. 그리고 이들 곁에 있고자 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정서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지도 정신과 의사로서의 풍부한 경험을 담아 지혜롭게 설명하였다. 아울러 현대사회가 사고로 인한 죽음을 너무나 손쉽게 배상 교섭 문제로 바꾸어버림으로써, 유족을 죄책감에 빠트리고 인간의 죽음을 물화(物化)하고 있음도 고발한다. 또한, 과학기술이 고도로 발달하면서 오히려 빈번히 발생하는 대형 참사와 그 뒤를 떠받치는 사회 시스템을 드러내 우리가 어떤 문명 위에 살고 있는지, 어떻게 사회를 바꿔 나가야 할지까지 사유하게 만들고 있다.

2014년 4월 16일 진도 앞바다에서 가라앉은 그 배, 세월호와 304명의 희생자들이 다시 떠오른다. 그리고 돌이킬 수 없는, 가족의 비참한 죽음을 받아들이기 위해 이 죽음을 계기로 그래도 뭔가 우리 사회가 바뀌었다는 의미를 찾고자, 오늘도 거리를 헤매는 유가족들의 고통스런 얼굴도 떠오른다. 그들의 고통스런 걸음은 “고인에게로 향했던 생의 에너지를 사회로 돌”리고 남은 삶을 이어갈 수 있는 힘을 찾기 위한 그분들만의 “상(喪)의 작업”이리라. 부디 이 책이 상처 입은 유가족과 우리 사회, 그리고 그들을 도우려는 모든 이에게 작은 영감을 제공했으면 좋겠다.


 

- 김미경(경기 호평중학교 국어교사, deepsky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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